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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P2500] 서울 한복판의 일본식 밥집, 三谷屋
  S.Wolf
  http://cool2.com
(개인적으로...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강병규 氏가 나오는 하이쭈 광고에 나온 일식 주점 이자까야...는
뭔가 변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 본토에서 선술집을 가본 적은 없지만, 적어도 저렇게 고급 지향의 술집은
결코 '선술집'의 범주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게 제 생각이죠.

동부이촌동이라는 동네에 대해 추억해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유년 시절을 보낸 그 동네, 유난히도
일본인들이 많았던 그 곳은 일본인 한국 주재원들의 집합소였다는군요.
로마인이 있으면 작은 현지 로마가 생기는 법이랄까요,
'리틀 도쿄'라 불렸다는 동부이촌동엔 일본feel이 강하게 풍기는
맛집들이 꽤 있습니다.
오늘 간 곳은 스시나 사시미같은 고급 일본음식 보다는
덮밥이나 우동, 혹은 간단한 술안주를 파는 일본식 선술집,
"三谷屋"(미따니야)입니다.

이 집 주인인 미따니 씨는 역시 한국 주재원 출신이라는군요.
식재료 수입에 관련된 일을 하다가 일에 무한한 애정을 느낀 나머지
조리까지 배운 후 한국에 눌러앉은 케이스라는데요.
모든 요리는 미따니 씨의 손에서 나옵니다. (제가 지켜본 바로는)
자신이 직접 수입한 식재료에 애정을 담아 만들어내는 요리...
미따니야, 서울 속의 일본으로 들어가 볼까요?



동부이촌동 삼익상가 지하. 초행길에서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부터 고소한 냄새가 유혹하죠.
(미따니야의 주력 메뉴는 튀김류입니다)



미따니야 본점입니다. (1,3주 일요일 휴무)
용산에 분점이 있습니다만, 꾸질꾸질하면서도 훈김 넘치는 본점이
제대로 된 미따니야라고 생각합니다.
머리에 모자를 쓰고 있는 중년의 사내가 바로 미따니 씨, 이 집의
주인입니다.



사진에 잘 맞는 조명을 얻기 위해 잠커플은 내실(^^)로 들었습니다.
로고를 보아하니 돈까스와 우동 전문점이군요. 아직 돈까스는
먹을 기회가 없었네요. (이번에 2번째 방문이었습니다)
일본식 주점이라는 게 워낙 안주발이 쎄다고 합니다. 따라서
종업원들이 전부 정신없이 움직이므로, 원활한 서빙을 받으려면
좀 덥더라도 바에 앉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뚜쿵!
일본어 쬐끔 알긴 하지만, 식재료 이름은 정말 힘듭니다.
외국인들이 '두릅 초회', '수수 부꾸미' 이런 거 알겠어요?
그러나!





작년과는 다르게 좀 더 상세한 한글메뉴를 따로 준비했네요!
잠늑대놈은 양파, 칵테일 새우 튀김을 얹은 가끼아게 우동을,
잠고냥군은 연어알 덮밥(연어 오야꼬동)을 시켰습니다.
애피타이져로는 랭꽁하사미아게(연근 사이에 돼지고기를 넣고
튀긴 것)를 주문했죠.





(요건 접사)

'랭꽁하사미아게'입니다
연근 사이에 돼지고기를 넣고 튀겨낸 후, 옆에 놓인 다이콘오로시
(무를 강판에 간 것)에 간장을 뿌린 것을 얹어먹습니다.
첫 맛은 군만두 비슷한데, 씹을 수록 연근의 씹힘맛과 더불어
돼지고기의 고소함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아울러 다이콘오로시의 상큼한 맛이 입 안에서 어우러지죠.
무의 소화 효능에 대한 설명 또한 잊지 않는 종업원 아주머니.





(요것도 접사)

'가끼아게 우동'입니다.
이 집을 언론에 데뷔시킨 장본인...이라더군요.
국물의 맛이나 면발의 찰진 맛, 그리고 위에 얹힌 튀김의 바삭함이
뭐 하나 떨어질 데가 없습니다.
위의 저 세가지 개성 포인트가 하나라도 강하게 튄다면
맛의 균형이 흐트러질 텐데, 이 괴물은 첫 한 입부터 마지막
들여마시는 국물까지 전혀 변하지 않는 감동을 줍니다.





(접사 : 생 와사비!)

잠고냥군이 감동한 맛, 연어알 덮밥(연어 오야꼬동)입니다.
오야꼬(親子)라는 건 부모와 자식을 뜻한다고 하죠.
이 덮밥에는 연어살과 연어알이 공존하고 있으니까요.
(닭고기와 달걀을 곁들인 오야꼬동도 있다고 하네요)
위에 얹힌 생 와사비를 간장그릇에 풀어 연어를 찍어 먹고난 후
남은 간장을 넣고 김, 연어알 등이 잘 비벼진 따뜻한 밥을
쉬지 않고 끝까지 먹어주면 됩니다.
연어알 덮밥의 포인트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연어알입니다.
입 안에서 톡톡 터지면서 살짝 느껴지는 짠 맛이 밥과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요.

메인 메뉴의 카리스마에 전혀 묻히지 않는 곁들이도 매력적입니다.


이건 가쯔오부시를 듬뿍 얹은 절인 고추


이건 보라색 양배추 색소를 뽑아내 절여낸 장아찌
이 두 녀석만 해도 뭔가 지금까지 '일본식 요리입네'하고 먹어온
떵떵거리는 메뉴들과는 다른 공력이 느껴지는군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쯔오부시를 응용해 맛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무척 즐거웠습니다.

물론, 이 집이 허름한 외양 만큼 저렴한 집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우리가 정통 일본식이다'는 논리로 무장한 최근의 주점들과는
뭔가 다른 솔직함을 느낄 수 있는 집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서울 한복판에서 일본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다는 점...

그게 이 집의 가장 큰 맛이 아닐까 하네요.


uptempo1 방학때 꼭 가보고싶은 곳이군요..마지막 장아찌사진에선 침 꼴깍~!..절인고추는 밥반찬인건가요?..^^a 2003/06/09   
S.Wolf 반찬이오. 생긴 것과는 달리 별로 맵지 않은 편. 2003/06/09   
잠고냥 그릇이 비어가는 게 너무너무 아쉬워질 정도로 맛있는 집입니다. 정말 친해지고 싶은 사람 있을 때 데려가고 싶어요. ^^ 2003/06/09   
helena 학.....연어 오야꼬동
진짜 맛있겠다!
2003/06/09   
lynda 우와!! 꼭 가 보겠습니다!!! -ㅇ- !!! 2003/06/09    
coolbox 편식이 하늘을 찌르는 저입니다만..-_-;;
여기에 올라오는 집들은 한번씩 다 가보고 싶어요. -_-+
동부이촌동이면 뽈뽈이 타고 다녀올만 하군요..-_-+
2003/06/10   
jade 오훗!! "랭꽁하사미아게"라고요?? 정말 막어보고 싶군염^^* 특히 강판에 갈은 무우를 곁들여 먹는다...
두분 담번 방한엔 꼭 안내 부탁해염!!
2003/08/26   
S.Wolf 그럼요, 나오기만 하시라구요. ^^ 200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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